문1) 삼명통회가 명리학 책 중 최고인가요?
문2) 자평진전은 초급책이라 빨리 읽고 지나가야 한다는데요?
문3) 명리학은 특별한 공부방법이 있나요?
답) 평어체로 적어 보겠습니다.
이하...
1.
명리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를 묻는 이들이 있다.
오늘 비도 오고 꺼적 거려 본다.
공부에 왕도는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어느 날 홀연 깨닫는 경우도 있고 죽는 날까지 미몽에 헤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헤맬까 저어한다면 공부하지 않는 것이 행복할 것이고...
2.
어떤 학문이던 책이나 강의를 통해 기초를 다져야 함은 같다.
이후는 학문의 특성상 달라질 것이고...
일단 권장되는 기본 교재를 일만독(一萬讀)이 의미하는 정도로
많은 회독을 해야 할 것이고
이후 스승을 만나거나 실전을 통해 스스로의 것을 체득하여야 할 것이다.
3.
이상은 누구나 알지만 실천은 어렵다는 일반적인 공부방법론인데
명리학은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까?
명리학은 앞날을 살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고
그 중 상당히 학문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의 앞날을 알려고 함은 불투명한 “간유리” 안에 있는 무언가를 보려고 하는 것과 같다.
점을 치거나 명리학을 하거나 점성술 기타의 방법을 동원하여
간유리 안의 것을 엿보려 하고 또 그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고...
간혹 일점 볼 수 있는 경우라도 그것을 선명하게 보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책에서 그것과 비슷한 것을 경험하였거나
또는 명리학 같은 방법론을 공부하였거나
그것도 아니면 찍어서...
4.
어린 시절 그 당시 명성이 높고 일화가 많던 이들을 찾아 멀리 멀리 찾아 다녔던
기억을 되살려 보면
정작 간유리가 사라지고 투명한 유리 넘어 내 인생을 보게 해주던 이는 없었다.
답답하여 스스로 공부를 시작하게 된 동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5.
어차피 비도 오고 주절주절 떠드는 것이니 화제를 돌려서
명리학의 경우 3대 보전이라 할 수 있는 책들을 이야기 해 보자.
어떤 이는 자평진전을 홀대하고 초급이라는 식으로 폄하기도 하는데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써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무언가를 쉽게 그러면서도 논리가 있게 쓰는 “개설서”가 더욱 어렵다는 것을...
그래서 많은 세월을 공부하고 많은 저서를 남긴 늙은 학자가 말년에
자기가 몸담은 학문의 입문서나 개설서를 집필하는 경우가 많다.
자평진전처럼 자신만의 뚜렷한 체계를 가진 경우라면 더욱 초보가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동양의 고전 중 논리체계가 뚜렷한 경우가 얼마나 있는가?
대부분 다의(多義)적이고 함의(含意)적이며 여지(餘地)를 남기는 것들 뿐이지...
또 싯구로 이루어져 정수만을 모아 놓은 “적천수”를 공부하였다고 하면서도
남의 풀이 즉 원주(原註)나 평주(評註)만 읽었지
정작 원문(原文)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많더라...
난강망은 말할 것도 없다.
6.
정수를 모았거나 개설입문서조차 제대로 익히지 않은 이가
잡다한 백과사전을 읽는다고 정수를 득하기기 쉬울 리가 있는가?
원래 백과사전 같은 사전류는 박대(博大)하지만 정심(精深)하지는 않다.
나는 이렇게 어려운 책 읽는다는 자부심만 있겠지.
마음의 毒일 뿐이다...
좌우간 공부하는 사람들은
평생 공부해야 하고 겸손해야 완성을 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