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기초

귀격(貴格)과 상관(傷官)

諸乙 2017. 11. 6. 01:57


1.

명리학적으로 귀격(貴格)”은 무엇일까?


문자 그대로 희귀한 명조인가?

아니면 선하고 착한 명조? 신분이 높고 좋은 명조?


귀격은 선악(善惡)개념이 포함되어 구별되는가?

하지만 선악은 명리학에서 말하는 吉凶과는 일치하는 개념이 아니다.


명리학에서는 명조에서 드러난 표지로 선악을 느낄 수는 있어도

선악이 성패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즉 선하다 하여 이고 악하다 하여 가 아니라는 점이다.



2.

상관은 분명 흉신(凶神)이고 소위 상진(傷盡)되어야 하는 육신이다.


하지만 원국에서는 상진되지 않은 편왕한 상관용신의 명조가

운에서 상진되어 대발한 경우들이 있다.


이들은 편왕한 상관이 비겁만을 상신삼을 수 밖에 없는 상태여서

패격(敗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명조들이다.



3.

편왕한 식신,상관이 있고, 일점 비견,겁재가 일간을 돕는 명조인데

나라를 창업하였거나 인류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을 살펴보자.


이하 삼신균정론(三神均定論)에 의해 통변한다.


첫 번째 편왕한 상관용신과 일점 비견상신을 가졌던 명태조 주원장 사주다.


명태조 주원장


시 일 월 년

丁 丁 壬 戊

未 丑 戌 辰     申酉공망


己 戊 丁 丙 乙 甲 癸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상관격.

상관용신. 상관견관으로 패격이다.


또한 정관은 비견에 비해 건전도가 낮다.

따라서 비견을 상신삼아서 상관용겁(傷官用劫)의 형태로 살게 된다.


초년이후 인성과 관살을 운에서 만나 패인(佩印)하고,

정관이 제살할 만 해지니 상관용신이 상진되어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병인운에 이르러 명나라를 창업하였다.



4.

다음은 최근에 역학동에 다시 올라 온 청태종 황태극 사주다.


청태종은 누르하치의 8번째 아들로 사실상 청나라를 창업한 군주다.


보면 알 수 있듯이 명태조 주원장의 사주와 오행의 종류만 다르고 구조는 같은 형태다.


청태종 황태극


시 일 월 년

丙 辛 辛 壬

申 亥 亥 辰     寅卯공망


丙 乙 甲 癸 壬

辰 卯 寅 丑 子


상관격.

상관용신인데 정관이 무근하여 申旺을 얻은 비견이 상신이 되어

상관용겁(傷官用劫)의 형태가 된다.


이 명조에 대해서는 정격,종격,화격의 논란이 있다.


상관용겁의 정격인가?


상관이 편왕하여 수기유행이 충분하다.

중년 갑인,을묘의 해공된 운을 만나 傷盡되어 상관생재격으로 성격되었고 대발했다.


병진운 丙辛合으로 일간이 방조받지 못하고 설루가 극심하여 사망했다.


종아격인가?


비록 사지성국(四支成局)하지는 않았으나,

지지가 水勢이고 일간은 를 따르니 從兒格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비견 이 방조하고 있고 일간 역시 申旺을 얻어 근왕하다.

이 원진으로 동하여 생조하니 종격이 되기는 어렵게 보인다.(삼신균정론)


화격(化格)인가?


丙辛合하여 化水하는가?

이 있으나 사지성국하지 않아서 하기 어렵다고 본다.


혹여 假化라면 乙卯운에 화세가 위태했을 수도 있다.

(물론 월이 으로 투하여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또한 화격이라면 금이 상신이 되는데 대운의 흐름상

갑인,을묘운에 상신혼잡이 되니 그리 유리하지만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때 대발했으니 화격으로 보기도 어렵다.


다만 청태종은 어린 시절 본가에서 성장하기 못하고

외가에서 성장했다 하니 화격으로 볼 여지도 없지는 않다.



5.

주원장은 인비(印比)운에 상진되었고

청태종은 재성운에 상진된 것이 차이가 있을 뿐이고


구체제 또는 기존 세력을 의미하는 미약한 정관을

편왕한 상관으로 극하는 모습이

기존의 왕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왕조를 창업하는 모습과 일치한다.


정관의 중요성과 정관 중심의 안정된 사회를 중요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 명조들은 귀격이라 하기 싫기도 할 것이다.



6.

참고로 히틀러의 명조와 비교해 보자.


시 일 월 년

丁 丙 戊 己

酉 寅 辰 丑     戌亥공망


壬 癸 甲 乙 丙 丁

戌 亥 子 丑 寅 卯


식신격.

혼잡된 戊己식상용신. 겁재상신.


혼잡되고 편왕한 식신상관이 용신이다.

에 통근한 겁재가 상신이 되어 식상용겁의 형태가 된다.


차명은 중년이후 갑자,계해운에 용신순일되고 관살을 만나 償盡되어 대발하였다.


비록 청태종이나 주원장의 명조에 비해 용신이 혼잡하여 뜻을 이루지는 못하였으나

이들 명조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


편왕한 상관용신 그리고 운에서 인비나 재성 등을 만나 상진되었다는 점.

그리고 원국 또는 운에서 관살을 보아 기존 세력 또는 체제에 대항하였다는 점 등이다.



7.

이들 명조의 구성이 편왕한 상관과 이를 구현하는 비겁이 핵심요소라는 점에서 보면

인격체라던가 사회구성원으로서 반듯하다는 징후는 느끼기 어렵다 할 수 있다.


하물며 상관견관하니 체제나 규율에 순응적일 리가 없음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과 명리학적인 귀격과는 관계가 없다.


만인지상(萬人之上)의 황제나 총통을 귀격이 아니라고 하면 무엇을 귀격이라 할까?


도덕적 인격적 기준의 귀격은 명리학적인 탐구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된다.



8.

명리학에서의 귀격은 성리학에서 말하는 聖人의 모습이 투영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명리학은 그 실체가 무언가를 얻거나 잃는 즉 득실변경(得失變更)에 충실한 학문이다.

옳고 그름의 도덕론, 명분론과는 거리가 있다.


이점을 간과하여 도덕론적인 관점으로 통변하는 것은 그다지 적당한 방법이라 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